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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패션> 10화, Dolce & Gabbana 와 Anh Doungh - 패션과 예술 속의 정체성


글. 홍성연



 지금 파리에서는 “Du Coeur à la Main”(해석: 마음에서 손으로)이라는 주제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돌체앤 가바나는 디자이너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의 이탈리아 브랜드로 오트 쿠튀르를 뜻하는 이탈리아어인 알타모다(Alta Moda)에서 12년째 활동중이며 고급정장을 뜻하는 알타 사르토리아(Alta sartoria)를 선보입니다. 그들은 이탈리아 반도를 여행하며 주요 도시와 역사 유적지에서 영감을 받아왔으며 이번전시를 통해 Maison의 정신을 뒷받침하는 영감과 뮤즈의 원천인 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거침없는 아이디어를 보여줍니다. 전시는 총 12개의 방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컬렉션에는 오랜기간 쌓아 올려진 이탈리아의 문화들의 창의적인 표현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타오르미나의 로마 원형 극장에서 열린 오프닝 쇼부터 베니스 대운하의 궁전, 피렌체의 르네상스 빌라, 시칠리아 아그리젠토의 고대 그리스 사원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영감을 통해 방문자들에게 방마다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여행중에 200개가 넘는 독특한 의상작품들과 300개의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230개의 가구 및 장식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작품들은 모든 단계에서 현지 장인들과 협력하며, 이탈리아의 역사와 함께 쌓아올려진 장인들의 무형유산을 담아냅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품에는 창조에 대한 열정, 우아함의 절대성에 대한 탐구 , 일상을 넘어선 아름다움이 담겨있습니다.        

     

     


첫 번째 방인 핸드메이드(Hand made)는 베니스의 Scuola Grande di San Rocco의 화려함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되었습니다. 거울로 장식된 천장이 있는 웅장한 갤러리에는 디자이너의 오랜 뮤즈인 Anh Duong의 그림과 함께 깃털이나 작은 패브릭 꽃잎, 라피아 크로셰등 수많은 기법과 공예들이담긴긴 정교한 재단 기술의 결정체인 드레스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방인 건축과 그림(Architectural and pictural)에 전시된 많은 작품들은 로마의 파르네세 궁전에 있는 라파엘로, 티티안, 보티첼리,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아니발레 카라치의 전설적인 프레스코화 연작의 섬세한 화풍을 의상에 재현해 냅니다. 스팽글과 프린트, 자카드를 활용해 재현된 그림뒤로 다양한 르네상스 빌라의 맵핑이 이루어집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방인 신성의 꿈(Dream of divinity)과 신성한 모자이크(Divine mossics)는 시간의 여행을 제공합니다. 신성의 꿈은 아그리젠토의 콩코르디아 신전에 그리스에 영감을 받아 재해석된 작품들이 놓여있고, 신성한 모자이크에는 화려한 금색 모자이크에 한폭의 그림같은 비잔틴 모자이크 장식을 재현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섯 번째 방인 시칠리아 전통(Sicilian traditions)에는 남부의 마죠리카 장인들의 세라믹 패턴 페인팅을 통한 작업을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이탈리아의 화려하고 싱그러운 느낌을 재현합니다. 중앙에 놓인 시칠리아 카트는 또한 그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오던 것입니다.

     



여섯 번째 방인 화이트 바로크(White Barque)는 바로크 시대의 거장인 자코모 세르포타 ( 1656-1732)에 매료되어 17세기와 18세기 시칠리아의 예술적 전통을 탐구합니다. 3차원 바로크 석고작품들은 드레스 위에 부드러운 흰색 원단으로 재현됩니다.

          



일곱 번째 방인 헌신(devotion)은 성심 모티브는 웅장한 중심 장식으로 빛나며, 옷에 수를 놓거나 금속과 구슬로 장식하여 그 광채를 재현합니다. 숭배를 위해 세워진 제단 아래, 검은색 배경에 화려한 금색의 모델은 신성함과 관능의 숭고한 융합을 연상시킵니다.

           



여덟 번째 아틀리에, 장식품및 볼륨(Ateliers, ornaments, and volumes)에는 그들의 워크숍에서 작업하는 실무자 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홉 번째 레오파드(The Leopard) 방은 전통에서 현대로의 전환을 상징합니다.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Giuseppe Tomasi di Lampedusa)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루키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의 유명한 영화에서 나온 팔라초 레알레(Palazzo Reale)**에서 재현된 유명한 무도장 장면이 재생됩니다. 팔라초 간지(Palazzo Gangi)**의 표범으로 장식된 드레스는 영화의 안젤리카(Angelica) 캐릭터와 연결됩니다.

열 번째인 하트 오브 밀란(In the Heart of Milan)에서는 수작업으로 된 금색 마크라메 드레스와 장신구를 통해 도메니코 돌체(Domenico Dolce)와 스테파노 가바나(Stefano Gabbana) 스타일의 정수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반구형 스커트는 밀라노 패션과 우아함을 완벽하게 상징하는 아케이드인 갈레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Galleria Vittorio Emanuele II)의 돔과 밀라노 대성당(Duomo di Milano)**의 첨탑 위의 황금빛 마돈나(Madonnina)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습니다.

  



열한번째 오페라(Opera)와 관련된 극장과 실제 생활 이 서로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 아이다(Aida) 와 같은 전설 적 인 오페라와 토스카(Tosca), 마담 버터플라이(Madama Butterfly), 투란도트(Turandot) 등...수많은 오페라와 발레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방인 유리가공의 예술과 기술(the art and craft of glassworking)에는 무라노 유리 제작의 예술과 공예를 조명한한다. 베네치아 거울, 샹들리에, 유리와 은으로 수놓은 의류가 있으며, 무라노의 가족 사업인 Barovier & Toso의 뛰어난 작품들과 함께 더욱 돋보입니다. 사운드로는 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이용하여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왼쪽사진, 왼쪽 위부터> Anh Duong. Milano, 2015 캔버스에 유화, ∅101.6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Siracusa, 2023 캔버스에 유화, 91.44 x 137,16cm, 개인 소장품 / Anh Duong. Venezia, 2023 캔버스에 유화, ∅121.92cm, 개인 소장품 / Anh Duong. Milano, 2015 캔버스에 유화, ∅101.6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Déjeuner sur l'herbe(풀밭 위에서 점심), 2015 캔버스에 유화, ∅101.6cm, 개인 소장품

오른쪽사진, 왼쪽 위부터> Anh Duong. Palermo, 2018 캔버스에 유화, 243.84 x 182.88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Milano, 2015 캔버스에 유화, 60.96 x 65.72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Milano, 2015 캔버스에 유화, 60.96 x 49.75cm, 개인 소장품/ (일부)Anh Duong. Alta moda, 2018 캔버스에 유화, 374.32 x 548.64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Milano, 2016 캔버스에 유화, 233 개인 소장품 116

     

 이 전시중 주목해야 하는 전시는 첫번째방 '핸드메이드'에서 열린 프랑스-미국 예술가 안즈엉(Anh Doungh)과의 만남입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스페인계 엄마와 베트남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시절에 발레리나로 꿈을 키우기도 했고, 보자르에서 건축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나이 23살(1988년) 미국으로 넘어가 배우이자 아티스트이자 모델인 그녀의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러한 경험이 환상적인 이미지를 창작물로 이어져 자화상 화가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2년 도메니코 돌체는 안 두옹을 그의 알타 모다 패션쇼의 특별 게스트로 초대했습니다. 이 행사에서 디자이너는 그녀에게 그림을 의뢰했고, 그녀는 돌체앤 가바나의 알타모다룩을 입은 자화상들을 제작합니다. 그녀는 밀라노의 팔라초 레알레에서 열리는 회고전인 From the Heart to the Hands에서 처음으로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나오미 캠벨을 제외한 모든 초상화에 등장하는 안즈엉은 아그리젠토 신전의 그리스 여신,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기를란다요의 공주에서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에까지 등장합니다. 또한 팔레르모의 팔라초 간지에서 가토파르도의 멋진 드레스를 입은 모습등 돌체앤가바나입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그녀의 자화상이 각 프레임 마다 담깁니다.

    



왼쪽사진, 왼쪽 위부터> Anh Duong. Alverovello, 2023 캔버스에 유화, ∅76.2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Milano, 2016 캔버스에 유화, 233 x 114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Milano, 2015 캔버스에 유화, 233 x 137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Milano, 2016 캔버스에 유화, 233 x 114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Capri, 2015 캔버스에 유화, 30.48 x 43.18 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Milano, 2015 캔버스에 유화, 30.48 x 25.4 cm, 개인 소장품/ Anh Duong. Taormina, 2012 캔버스에 유화, 138.5 x 107cm, 개인 소장품

오른쪽 사진> Anh Duong. Logo di Como, 2019 캔버스에 유화, 305 x 183 cm, 개인 소장품

     

 그녀는 자화상을 통해 패션과 예술의 그 경계에서 자의식의 표현을 아름답게 이루어 냅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희귀하고 독특한 예술 작품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는 예술적 경력 내내 패션 상업적 영향력과 싸워 왔던 깊은 자기 성찰의 결과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아름다움, 욕망, 여성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며, 패션을 단순한 묘사가 아닌 예술로 자리매김하게 합니다.

 따라서 돌체 앤 가바나의 작품이 이탈리아 장인정신과 예술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로 그들의 뿌리를 강하게 들어낸다면, 안즈엉 또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며 자아 성찰적 작품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같은 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안즈엉의 그림 가운데에 세워진 수백시간에 걸쳐 완성된 돌체 앤 가바나의 작품들과의 만남은 예술과 예술의 조합으로 한대 어우러져 이루는 방에 들어서는 순간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게 된다. 결국, 이 전시는 단순한 브랜드 아카이브가 아니라, 패션과 예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낸 하나의 거대한 내러티브가 됩니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오늘날 패션이 지속적으로 시도해야 하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돌체 앤 가바나는 스스로의 철학과 가치를 작업 속에 녹여내며 패션의 본질을 다시 정의하고 있다. 이는 곧 패션이 예술로 나아가는 과정이며, 패션이 단순한 상업적 도구라는 오명을 넘어 독립적인 예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참고자료

     

     

     

Du Coeur à la Main, Rizzoli, pp. 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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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P: 고연정, 이제현, 정보람

PARTICIPANTS: 선혜영, 홍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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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arte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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